‘노자와 붓다-부처와 예수의 가르침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세 스승의 가르침은 하나의 진리를 세 갈래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가르침의 핵심은 인간을 비롯하여 들판의 작은 풀 한포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주 삼라만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 스승은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친 것이다.
‘관계의 그물망, 하늘그물망’이라는 세계관의 바탕이다. 저자는 이러한 세계관을 지구촌의 빈부격차와 분배복지문제 환경문제 등을 극복하는 해법으로 제시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타인과 자연을 이용대상이 아닌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상생관계로 인식하고,내 몸을 사랑하듯 이웃과 자연을 사랑하며 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종간 국가간 종교간 계층간,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며 조화를 이루며 살려는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인식의 틀이 필요한 시점임을 역설한다. 따라서 세계의 종교지도자와 정치경제적 지도층이 머리를 맞대어 진정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혁명적인 글로벌 마스터플랜(예 : 세계연방국가 등)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가 소홀히 했던 노자와 붓다의 핵심 가르침 부분에 눈길을 끌게 한다.
흔히 노자 하면 무위자연을 떠올리게 하여 자칫 현실도피적 사상으로 오해하기 쉬웠다. 그래서 저자는 붓다의 자비와 예수의 큰사랑과 똑같은 자비가 노자의 세가지 보배 중 첫째 보배로 등장함을 보여준다(도덕경67장). 또 붓다의 “원한을 자비로 갚아라”와 예수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도 노자는 “원한을 덕으로 갚아라”(도덕경 63장), 붓다의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느 하나 버리지 말고 뭇중생들을 끌어안으라”는 말과 예수의 “아버지께서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도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버리지 않는다)”는 말도 노자는 “사람이 선하지 못하다고 해서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도덕경 62,27장) 등을 찾아내어 노자의 사상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또 우리는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로 알려진 기복적 성격의 대승불교를 믿는 나라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붓다-부처의 핵심가르침을 소홀히 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불교의 출발은 힌두교 브라만사상의 핵심인 영원불변의 자아란 뜻의 ‘아트만’ 관념을 비판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지적한다. 즉 삼라만상의 모든 것에 고정불변의 나(자아)는 없다는 무아론, 조건따라 세월따라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론과 이로 인한 고통(일체개고)과 모든 것은 변화 유전하지만 그물망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연기론(연기의 그물망, 인드라그물망)이 붓다의 종교철학의 핵심 출발점이라고 피력하여, 자칫 대승불교에서 소홀히 다뤄왔던 부분에 새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눈에 띠는 부분이다.
저자는 도덕경 불경 성경 등 동서양고전 1천 5백여권을 섭렵하여 탐독한 후 얻은 종교철학사상적 결론인 ‘천하의 모든 것이 서로 사랑하며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리는 희망의 길‘을 하늘그물망’에 그물망처럼 연결시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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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도(천도)는 ... 말없이(소리없이)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저절로) 오고, 느릿느릿한데도 잘 도모한다(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하늘그물망은 넓고 넓어(광대하여) 성글어도 빠뜨리는 게(놓치는 게) 없다 (천망회회소이불실 : 天網恢恢 疎而不失) (도덕경 73장)
하늘은 누가(사람, 산천초목, 동물 등)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소리없이(말없이) 다가오고, 하늘이 일하는 모양은 답답할 정도로 더뎌서 느릿느릿 아무 일도 안하는 것 같지만 빈틈없이 어느 것 하나 빠뜨리거나 놓치는 것 없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하늘의 도-하늘그물망의 도-천도 라는 것이다.
천망회회소이불실이란, 하늘그물망은 그물코가 너무 넓고 성글어서 어디 걸릴 데가 없어 보이지만, 그 있는 것 같지도 않은 하늘그물망(천망)에서 빠져나갈 것이 하나도 없고, 빠뜨리는 것도 없으며, 말없이 하지 않는 것 또한 없다. 즉 <<대우주자연의 말없는 운행과 법칙을 노자는 하늘그물망으로 비유>>한 것이다.
계절변화의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추운 겨울 죽은 듯이 보이던 온갖 초목들이 간절히 오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따스한 봄은 어김없이 스스로 소리없이 다가온다. 신록이 우거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작열하는 뜨거운 여름도 어김없이 말없이 스스로 다가온다. 어느듯 풍성한 결실과 단풍으로 물들이는 가을도 어김없이 소리없이 스스로 다가온다.
즉 천망회회소이불실이란 소리없이(말없이) 어느것 하나도 빠뜨리는게 없이 (착오 없이) 스스로 모든 일을 어김 없이 빈틈 없이 처리하는 스스로 그러한